"삼괴동에 있는 개 농장에서 맹견 70여 마리가 탈출했으니 서둘러 대피하라"
대전 동구청이 동구 주민들에게 보낸 재난 문자입니다.
한두 마리도 아닌 70마리 맹견떼.
문자를 받은 인근 주민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이용건 / 대전 삼괴동 : 그 개들이 막 설치고 다니면 해치잖아. 사람을. 예를 들어 쫓으려고 하면 달려들어서 물 거 아니야. 무섭지.]
그런데 이 문자, 맞는 내용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실제로는 개 농장이 아니라, 동네 주민이 유기견들을 데려다가 키우는 곳이었습니다.
밖으로 나간 개는 소형견 세 마리.
경찰이 출동하기도 전에 주인이 붙잡아 왔습니다.
실제 이곳에서 키우고 있는 개는 모두 30여 마리로, 맹견은 한 마리도 없고, 대부분 소형견인 거로 확인됐습니다.
왜 이런 엉뚱한 문자가 발송된 걸까.
우선 신고 내용 자체가 과장됐고, 관련 기관들을 거치면서 내용이 불어났습니다.
처음 경찰에는 "큰 개가 동네를 돌아다녀 불안하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이후 소방 당국은 신고자와 통화하며 "개 70여 마리가 탈출한 것 같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 내용을 전달받은 구청은 '맹견'이라는 표현을 넣어 문자를 보냈습니다.
[한수인 / 대전 동구 동물정책팀장 : 맹견 70마리라고 해서 저희도 그렇게 연락을 받고 현장에 한 번 나와봤는데, 현장에 나온 순간에 이미 맹견은 없었고, 탈출한 개도 없었습니다.]
동네 주민들은 예전부터 개들이 자주 탈출해 주변 밭을 헤집었다며, 이런 갈등 때문에 경찰 신고까지 이어진 게 아니냐고 이야기합니다.
[동네 주민 : 비닐 작업한 게 지금 이게 개판 됐잖아요. 전부다. 저 콩도, 저게 다 심은 게 다 엉망이야. (누군가 경찰에 신고했다고 들었는데요) 저쪽 (땅) 부치는 사람이 신고했어요.]
동구청은 신고 내용이 중대했던 만큼 주민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맹견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개 주인에게는 좀 더 철저한 관리를 당부하면서, 신고 없이 개 수십 마리를 키워 농지법을 어긴 건 아닌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YTN 양동훈입니다.
촬영기자ㅣ권민호
디자인ㅣ김효진
자막뉴스ㅣ서미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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